여성에게 발생하는 가장 흔한 질환인 자궁근종 환자들에게 '로봇 수술'이 인기를 얻고 있다.

한림대학교성심병원 산부인과는 올해 3월 18일 최신형 로봇수술기인 다빈치 Xi를 도입한 이후 지난 19일까지 모두 22명의 자궁근종 환자에게 로봇수술을 시행했다. 이는 매주 1명의 자궁근종 환자를 로봇수술로 치료한 것이다.

자궁근종은 생명을 위태롭게 하는 질환이 아닌 양성종양으로 반드시 제거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크기가 커지며 자궁을 압박해 생리양이 많아지고 생리통이 심해질 수 있으며 소변이 자주 마렵고 변비가 생기거나 허리가 아픈 증상이 등이 올 수 있다.

특히, 자궁근종은 위치나 크기에 따라 불임이나 유산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자궁 내막의 변화로 인해 수정란이 자궁벽에 착상하기에 부적당할 수도 있고 한 개 이상의 난관이 눌리거나 막혀서 정자가 난자에 도달하는 것을 방해해 불임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따라서, 자궁근종의 크기가 계속해서 커지거나 생리통 등으로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는 경우, 유산․불임이 우려될 경우에는 수술로 제거해야 한다.

자궁근종은 난소의 기능이 왕성할 때 잘 자라고 초경 이전이나 폐경기 이후에는 드물게 나타나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빈치 Xi를 이용한 자궁근종 수술은 길고 가늘어진 4개의 로봇팔을 이용하기 때문에 개복수술에 비해 절개 부위가 작다. 또 복강경수술 시 나타날 수 있는 미세한 손떨림 없이 자궁의 손상을 최소화하며 정교하게 근종을 제거할 수 있다.

이 같은 장점 때문에 다양한 연령층에서 다빈치 Xi를 이용한 자궁근종 수술을 선호하고 있다. 젊은 환자들의 경우 미용적인 측면에서 흉터가 작은 로봇수술을 선택하는 환자가 늘고 있다.

자궁근종 환자가 가장 많은 40~50대 연령의 경우에도 수술 시 출혈이 적고 짧은 수술시간과 수술 후 빠른 회복속도 때문에 로봇수술을 택하고 있다.

한림대학교성심병원 산부인과 임채춘 교수는 “자궁은 골반이라는 크고 튼튼한 뼈에 의해서 보호되고 있다”며 “인체의 깊은 곳까지 섬세하게 수술할 수 있는 로봇수술로 자궁근종을 제거할 경우 출혈을 줄이고 합병증을 최소화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8mm 절개 부위로 수술…3일 입원이면 정상생활

자궁근종을 개복수술로 제거할 경우 아랫배를 가로로 6~10cm가량 절개하게 돼 큰 흉터가 남는다. 절개부위도 크지만 무엇보다 수술 중 수술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절개부위를 늘리는 경우도 많아 수술 후 통증이 크고 회복기간도 길어진다.

반면 다빈치 Xi의 경우 가늘고 긴 로봇팔을 환자 배 안으로 집어넣어 종양을 제거하기 때문에 8mm 크기로 최소 4곳만 절개한다. 수술 중 절개부위를 늘리는 경우도 없어 수술 후 통증이 적고 흉터도 거의 남지 않게 된다.

임채춘 교수.
임채춘 교수.
임채춘 교수는 “개복수술 후 입원기간은 최소 일주일이 걸리고 통증 때문에 수술 후 일정기간 식사도 불가능하다”며 “다빈치 Xi 로봇수술의 경우 수술 직후 식사가 가능하며, 사흘만 입원하면 정상생활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특히, 복부비만 환자는 개복수술을 할 경우 피부로부터 수술할 자궁까지의 접근이 용이하지 않으며 절개 후에도 수술시야가 좋지 않다.

반면 다빈치 Xi는 로봇의 긴 팔과 고해상도 카메라를 이용해 접근성 문제와 시야확보 문제를 해결해 비만환자에게 적합하다.

미혼여성의 경우 개복수술로 인한 큰 흉터는 미용상의 문제가 있을 수 있다. 다빈치 Xi를 이용한 로봇수술의 경우 절개 부위를 최소로 해 수술 후 상처부위가 거의 보이지 않아 미용상의 고민을 해결할 수 있다.

자궁근종 환자 5년간 15% 늘어

최근 5년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자궁근종(D25) 질병통계를 보면, 2010년 25만 7천명이던 자궁근종 환자는 2014년 29만 5천명으로 3만8천명(15%)이 증가했다. 특히, 40~50대 자궁근종 환자는 2014년 21만명을 기록해 전체 환자의 74%를 차지했다.

정기검진으로 자궁근종 예방해야

자궁근종을 치료하는 방법으로는 여성호르몬 억제제를 투여하는 약물치료나 외과적 수술로 제거할 수 있으며 최근에는 고주파 전류를 흐르게 해 근종을 녹이는 자궁근종용해술 등 다양한 근종 제거방법들이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근종만 제거했을 경우 재발 가능성이 있으며 월경과다출혈로 빈혈이 심하고 근종으로 인한 압박증상이 심할 때는 부분 혹은 전체적인 자궁적출술이 필요하다. 단 자궁근종이 있으나 크기의 변화가 없고 생리과다 등의 증상이 동반되지 않으며 정기검진을 통해 추적관찰이 가능하다면 꼭 수술로 제거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자궁근종은 비교적 작은 크기에서 발견할 경우 합병증이나 수술 등을 예방할 수 있으므로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 서너 달 사이 생리주기가 갑자기 불규칙해졌거나 오랫동안 불규칙했을 때, 생리량에 갑작스런 변화가 생기고 그 변화가 몇 달 이상 지속될 때, 생리혈과 혈색 등에 문제가 있을 때, 없던 생리통이 생겼거나 심해졌을 때는 반드시 전문의의 검사를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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