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의 병원 진료 환경에서 만성질환 환자들은 몇 개월에 한 번씩 병원을 직접 방문해 진료를 받는다.

이 때문에 환자는 평상시 자신의 혈당, 혈압 등의 수치에 대해 모르는 경우가 많고, 일부 환자는 혈당과 혈압 조절이 어려워 급·만성합병증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

따라서 보다 효과적인 만성질환 관리를 위해서는 환자와 의료진간에 중요한 건강 정보를 실시간으로 교환하고 이를 진료에 적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즉,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언제, 어디서나 환자와 의료진이 서로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러한 시스템은 유비쿼터스 헬스케어(ubiquitous healthcare, 줄여서 u-헬스케어) 시스템이라 하며, 이는 최신의 정보통신 기술을 이용해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개인이 필요로 하는 맞춤형 건강서비스를 제공해 주는 시스템을 일컫는다.

분당서울대학교병원 내분비내과 임수, 장학철 교수가 이끄는 u-헬스케어팀 에서는 이러한 미래지향적인 의료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당뇨병 환자의 혈당, 운동량, 식사에 대한 정보를 실시간 제공 받고 다각적인 최적의 피드백을 지원하는 차세대 u-헬스케어 시스템을 개발하고 임상 진료에 적용했다.

차세대 u-헬스케어 시스템 적용 6개월 후 혈당 변화.
차세대 u-헬스케어 시스템 적용 6개월 후 혈당 변화.

연구팀은 60세 이상의 당뇨병환자 100명을 대상으로 u-헬스케어 시스템의 관리를 적용한 그룹 50명과 환자 스스로 혈당을 자주 측정하게 한 그룹 50명을 6개월 동안 추적 관찰한 결과, u-헬스케어 시스템을 적용한 그룹에서 긍정적인 혈당 관리 결과를 나타냈다고 밝혔다.

혈당 관리 결과, 평균적인 혈당 조절 상태를 알려주는 당화혈색소 변화 수치가 u-헬스케어 시스템 적용 그룹에서는 8.0% => 7.3%로 단순 혈당측정 군의 당화혈색소 변화치 8.1% => 7.9% 보다 더 낮게 확인됐다.

특히, 저혈당 없이 혈당 조절 목표치(당화혈색소 7% 미만)에 도달한 환자의 비율은 u-헬스케어 관리 그룹이 26%로, 단순 혈당 측정 그룹 12% 비교해 더 많은 환자에서 혈당 조절과 관리가 잘되고 있음을 밝혀냈다.

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 임수 교수는 “연구에서 적용한 u-헬스케어 시스템은 혈당뿐만 아니라, 일상생활 활동량, 식사 평가 등 당뇨병 환자의 혈당 조절에 중요한 모든 면을 관리해 주는 포괄적인 시스템”이라며 “특히 고령의 당뇨병 환자에서는 저혈당을 미연에 방지하는 것이 합병증 예방에 중요한데, 이번 시스템은 저혈당 발생 위험성을 미리 예측할 수 있는 경고 시스템을 도입해 환자 안전에 최선의 목표를 두었으며, 향후 미래지향적인 당뇨병 관리 시스템의 중요한 모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 임수 교수(좌). 장학철 교수(우).
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 임수 교수(좌). 장학철 교수(우).
아울러, u-헬스케어는 의료계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산업분야에서 '차세대 성장동력'으로서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특히, 새로운 약을 만드는 것은 해외 거대 제약회사들에 비해 경쟁력이 약하기 때문에 IT 기기를 이용한 u-헬스케어는 우리나라가 보건·의료에서 앞서 선도할 수 있는 분야로 주목받고 있다.

임수 교수는 “우리나라는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많은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쓰고 있으며, 무선 인터넷 환경이 매우 좋다. 이렇게 충분한 기반을 갖췄기 때문에 앞으로 IT 기반 u-헬스케어 서비스를 더 개발해 발전시킨다면, 미래지향적 건강관리 시스템을 선도하는 가장 앞선 나라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차세대 당뇨병 관리 모델을 임상에 적용한 사례로 인정받아 국제적 당뇨병 저널인 ‘당뇨병 회보’(Acta Diabetologica) 인터넷 판에 게재됐다.

저작권자 © 메디컬헤럴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