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7,000억원 규모의 국내 독감 백신 시장이 '독감시즌'이 다가오면서 제약업체간 시장 확보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올해 독감 예방백신은 백신제조·수입사의 국가출하승인 신청계획을 토대로 예측한 결과, 지난해와 비슷한 2,300만 도즈가 공급될 전망이다.

제약업계에 따르면, 국내 독감백신 수요량은 1700만 도즈로 공급량이 600만 도즈를 초과해 공급업체간 경쟁이 가열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016년 국가출하승인 신청 예정 계절 독감 백신 목록'(19개 품목)<下 표 참조>은 7개 국내 제약사의 14개 품목과 3개 다국적 제약사 5개 품목으로 구성됐다.

올해 국가출하승인 신청 예정 계절 독감 백신 목록에는 국내 제약사(7개사)의 경우, 녹십자 '지씨플루주', ▲동아에스티 '백시플루주사액프리필드시린지', ▲일양약품 '일양플루백신주', ▲보령바이오파마 '보령플루백신V주', ▲한국백신 '코박스인플루PF주', ▲LG생명과학 '플루플러스티에프주' 등 14개 품목이 포함됐다.

다국적 제약사(3개사)의 경우,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플루아릭스테트라프리필드시린지', ▲사노피파스퇴르 '박씨그리프주', ▲한국노바티스 '플루아드주' 등 품목들이 국가출하승인 신청 예정 계절 독감 백신 목록에 해당된다.

'2016년 국가출하승인 신청예정 계절독감 백신' 목록(자료 식약처).
'2016년 국가출하승인 신청예정 계절독감 백신' 목록(자료 식약처).

독감 백신 시장은 기존 3가 인플루엔자 백신에서 4가 인플루엔자 백신으로 급속도로 이동하고 있다. 특히, 세계보건기구(WHO)는 2013~2014 시즌부터 2가지 계통의 B형 바이러스주를 포함하는 4가 인플루엔자 백신 접종을 권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백신시장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는 녹십자와 새롭게 4가 허가 및 판매를 눈앞에 두고 있는 일양약품의 행보가 눈에 띈다.

◆녹십자 '국내 최초 다인용 4가 독감 백신' 허가…'글로벌 독감 백신 시장 점유율' 확대= 녹십자(대표 허은철)는 올해 5월 4가 인플루엔자(독감) 백신 '지씨플루쿼드리밸런트멀티주'의 품목 허가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획득했다.

녹십자가 허가받은 4가 독감백신은 성인 10회 투여분에 해당하는 멀티도즈 바이알 제형으로, 국내 제약사가 이 제형의 4가 독감백신 허가를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녹십자는 이미 지난해 11월 국내 제약사 최초로 4가 독감백신을 프리필드시린지 제형으로 허가 받았고, 올 4월에는 싱글도즈 바이알 제형으로 허가 받았다.

이와 같이, 녹십자가 독감백신을 여러 제형으로 개발하는 이유는 내수와 수출 시장 환경에 따른 맞춤형 전략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녹십자가 기존에 수출하고 있는 3가 독감백신의 제형도 국내 시장에서 널리 쓰이는 프리필드시린지가 아니라, 싱글도즈와 멀티도즈 바이알이다. 특히, 멀티도즈 바이알 제형은 유통 편의성과 가격 경쟁력 때문에 싱글도즈 보다 더 많이 수출된다.

녹십자는 수출 주력 제형으로 4가 독감백신의 세계보건기구(WHO) 사전적격성평가(Prequalification) 인증을 획득해 글로벌 독감백신 시장 점유율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녹십자가 기존 3가 독감백신으로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이 평가 인증을 받아 중남미 국제기구 입찰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어 4가 독감백신의 활약도 기대해 볼만하다는 평가다.

녹십자는 지난해 11월 유정란 방식 4가백신 '지씨플루쿼드리밸런트'를 허가받고 생산을 시작했다. 국내 독감백신 시장은 녹십자가 시장 점유율 50%로 시장 맹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올해 3가와 4가 독감 생산량과 준비 물량에 대해 녹십자 관계자는 "3가와 4가 비중은 50%씩이며, 올해 준비 물량은 900만 도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 관계자는 "지난해 '지씨플루주'로 내수와 수출을 합쳐 1천억원이 약간 넘는 수준의 매출을 올렸다"고 밝혔다.

◆일양약품 4가 독감백신 '일양플루4가' 허가 임박…'다크호스' 제약업계 '촉각'= 일양약품도 4가 독감백신의 허가가 곧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일양약품의 '일양플루4가(4가 독감백신·유정란)'은 국내사로는 녹십자, SK케미칼에 이어 3번째로 향후 독감백신 시장에서 어느 정도 위력을 보일지 업계의 '촉각'이 집중되고 있다.

일양약품 음성 백신공장.(메디컬헤럴드 DB).
일양약품 음성 백신공장.(메디컬헤럴드 DB).
일양플루4가는 임상 1ㆍ2상을 거쳐 3상도 끝난 상황이다. 최근 식약처 막바지 허가 절차에 들어가 늦어도 8월 허가를 기대하고 있다.

일양약품(대표 김동연)은 지난 2015년 10월 안전성과 면역원성을 평가하는 1/2a상 임상을 완료하고, '4가 독감백신(일양플루백신 4가주)'의 '임상 3상 시험' 계획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승인 받은 바 있다.

일양약품 관계자는 "일양플루4가는 8월 허가를 받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공급물량과 예상매출은 정확하게 집계가 안 되어 현재론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일양약품은 3가 독감백신 '일양플루3'를 판매하고 있다. 생산 첫해부터 백신 판매를 완료한 일양약품은 2014년에는 135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지난해 160억원 매출을 올렸다.

일양풀루 3가 예상 매출에 대해 일양약품 관계자는 "예상 매출은 3분기 결산이 끝나는 시점에 나올 것으로 예상해 현재로선 알 수 없다"고 말했다.

3년 전(2013년부터) 후발로 본격적인 백신사업에 본격 뛰어든 일양약품은 연간 최대 6,000만 도즈의 백신 생산공장(음성공장)을 건설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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