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회장 임성기·사진)이 지난해 대규모 기술수출에 이어 또다시 약 1조원 규모의 '수출계약 잭팟'을 터뜨렸다.

한미약품은 자체 임상 1상 개발 중인 RAF 표적 항암신약 HM95573의 개발 및 상업화를 위해 로슈의 자회사 제넨텍과 라이선스 계약을 29일 체결했다고 밝혔다.

임성기 회장.
임성기 회장.
이에 따라, 제넨텍은 한국을 제외한 전 세계에서 HM95573의 개발 및 상업화에 대한 독점적 권리를 확보하게 됐다.

한미약품은 제넨텍으로부터 확정된 계약금 8천만 달러와 임상개발 및 허가, 상업화 등에 성공할 경우 단계별 마일스톤(milestone)으로 8억 3천만 달러를 순차적으로 받는다. 총 계약 규모는 9억 1천만 달러(약 한화 1조원)이다. 개발에 성공해 상용화될 경우, 판매에 따른 두 자리수 로열티도 받는다. 해당 계약의 전체 계약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다.

한미약품 이관순 대표이사는 "항암제 분야에서 축적된 역량을 보유한 로슈의 자회사 제넨텍과 협력하게 돼 기쁘다"며 "제넨텍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HM95573이 암으로 고통받는 전세계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기회를 제공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제넨텍의 제임스 사브리 부사장은 "이번 협력에는 전세계 유망한 과학기술을 도입해 암 환자들 삶을 개선할 수 있는 치료법을 개발하겠다는 제넨텍의 신념이 반영돼 있다"며 "한미약품의 과학적 통찰력과 양사간 파트너십을 통해 미토겐 활성화 단백질 키나아제(activated protein kinases, MAP kinase)를 표적하는 혁신적 신약 개발에 박차를 가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1. RAF 세포 내 신호전달을 매개하는 미토겐 활성화 단백질 키나아제(mitogen-activated protein kinases, MAP kinase) 중의 하나로, 3개의 아형(A-RAF, B-RAF, C-RAF)으로 이뤄져 있다. 3개의 아형 중 B-RAF, C-RAF가 암 발생과 깊이 연관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 미국공정거래법(Hart-Scott-Rodino Antitrust Improvements Act) 일반적으로 기업인수 및 기술도입 전 사전통지를 요구하는 미국의 공정거래법이다. 거래 규모 및 거래 당사자 규모가 각각 일정 기준을 초과할 때 미국 법무부 반독점국 및 연방거래위원회에 사전 신고 후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이번 계약에는 일정 규모를 초과하는 기술도입 시 요구되는 미국 공정거래법(Hart-Scott-Rodino-Antitrust Improvements Act) 상의 승인절차를 포함한 미국 법 상의 계약 발효 절차가 적용되며, 올해 4분기 내 최종 승인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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