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형간염의 검진율이 매우 낮고, B형 및 C형 간염 환자들이 감염 여부를 알면서도 치료를 받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질환 심각성을 잘 몰라서' 인 것으로 조사되어 C형 간염에 대한 국가검진의 시행과 바이러스간염 치료에 대한 인식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간학회(이사장 변관수)는 '제17회 간의 날(liverday.com/liverday 2016)'을 맞아 우리 국민의 간 질환 이해도를 높이고 잘못된 인식을 바로잡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일반인의 간 질환에 대한 인식과 예방접종 및 검진 실태, 알코올 관련 간질환 영향력 인식 등을 조사했다고 밝혔다.

전국 20~59세 성인 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을 시행한 결과, C형 간염의 검진율이 매우 낮고, B형간염 및 C형 간염에 대한 인지도는 높아졌지만, 질환 심각성에 대한 인식은 여전히 낮아 치료 인식이 개선되어야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간암·간경변증 가장 큰 원인 B형·C형 간염…'일반인 인식' 부족

응답자들이 간암 및 간경변증의 주요 원인으로 가장 많이 꼽은 것은 '음주'(75%)였다. 다음으로 '흡연'(40%), 'B형 간염'(40%), '비만'(24%)이 꼽혔다. C형 간염을 간암 및 간경변증의 원인으로 꼽은 비율은 22%에 불과해, 간경변증 및 간암의 주요 원인으로서의 B형 및 C형 간염에 대한 인지가 매우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간학회 변관수 이사장.
대한간학회 변관수 이사장.
실제 우리나라 간경변증 환자의 70~80%는 B형 간염 바이러스, 10~15%는 C형 간염 바이러스 감염에 의해 발생하고, 나머지 10~15%는 알코올의 과다 섭취와 그외 여러 질환에 의해 발생한다.

B형 간염은 간암 발생의 가장 중요한 원인이며, C형 간염은 한번 감염되면, 70~80%가 만성 간염으로 진행하고 이중에서 30~40% 정도가 간경변증, 간암으로 진행한다.

우리나라에서 간암은 위, 갑상선, 대장, 폐에 이어 5번째로 흔한 암이며, 폐암에 이어 두 번째로 암으로 인한 사망자가 많은 질환이며, 특히 40~50대 남성에게서 암 사망 원인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대한간학회 이영상 회장.
대한간학회 이영상 회장.
간염 질환에 대한 인식도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지하고 있는 간염 종류에 대한 질문에는 B형 간염 92%, A형 간염과 C형 간염은 각각 76%로 인지 수준은 높았지만, 전체 응답자의 86%는 'A형 간염, B형 간염, C형 간염의 차이에 대해 인지하지 못한다'고 응답했다. 간염 질환의 명칭은 알지만, 어떤 질환인지는 정확히 모르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아울러, B형 및 C형 간염 감염 경로에 대한 오해는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바이러스성 간염은 주로 수혈 및 주사기 사용 등 혈액을 통해 감염되거나 모체로부터 수직 감염되는 경우가 더 많음에도 불구하고, 음식 및 식기 공유를 B형 및 C형 간염 바이러스의 주요 전파 경로라고 인지하는 경우가 많았다.

간염 바이러스는 보유자와의 가벼운 포옹, 입맞춤, 식사를 같이 하는 등 일상적 사회생활을 통해 감염될 가능성은 적다. B형 간염의 주된 감염 경로는 수직 감염, 성접촉을 통한 감염, 문신, 침, 부황, 피어싱 등을 통해 감염된 혈액에 노출되는 경우이다.

C형 간염의 경우, 정맥주사 약물을 남용하는 경우, 성접촉을 통한 경우, 면도기, 칫솔, 손톱깎이 등을 환자와 같이 사용하는 경우, 비위생적인 문신, 피어싱, 침술 등의 시술을 통해서 주로 전염된다.

◆B형 간염 환자, 치료 중요성 '몰라서' 질환 방치

B형 간염은 다른 바이러스성 간염(A형, C형)에 비해 검사 경험자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간염 검사 경험 종류(*중복응답)를 조사한 결과 'B형 간염'은 49%(980명)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2016년 간질환 인식조사.
2016년 간질환 인식조사.

응답자의 약 7%(144명)는 본인이 B형 간염 감염자라고 응답했다. 이들 중 '치료를 받았다'는 답변은 67%에 그쳤다. 33%(47명)는 치료를 받지 않고 있는 것이다. '항체가 생겼다'(15%, 7명), '보균자, 비활동성 등 보험급여 대상이 아니어서'(30%, 14명) 등 진료를 받았으나, 치료 대상이 아니었던 응답자를 제외하고 '별다른 이유 없다'(11%, 5명), '증상이 없다'(9%), '증상이 심하지 않다'(4%) 등 질환의 심각성에 대한 인지 부족으로 자가적인 판단에 의해 B형 간염을 방치하는 경우도 24%에 달했다.

B형 간염은 어려서 걸릴수록 만성 간염으로 진행될 확률이 높으며, 만성 B형 간염 보유자는 치료제를 통해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하고 간염을 완화해 간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으나 B형 간염 바이러스를 완전히 없애지는 못한다. 따라서 B형 간염 보유자는 간 건강을 위해 지속적으로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C형 간염, 검진율 낮고 질환 인지도 매우 부족

간염 검사를 받아본 적 있다고 응답한 63%를 대상으로 간염검사 경험 종류(*중복응답)를 조사한 결과 10명 중 1명(12.2%, 245명)만이 'C형 간염 검사경험이 있다'고 답변했다.

응답자의 2%(31명)는 본인이 C형 간염 감염자라고 응답했다. 치료를 받은 응답자는 65%(20명)였고, 치료를 받지 않은 응답자는 35%(11명)였다.

치료 받지 않은 이유로는 '심각성을 몰라서'라는 답변이 63%(7명)였으며, '별다른 이유가 없다'는 답변이 36%(4명) 였다. C형 간염은 치료를 받으면 완치가 되는 질환임에도 불구하고, 질환의 심각성에 대한 인지부족 및 무관심으로 인해 치료를 받지 않는 것으로 드러난 것이다.

◆알코올 간질환에 대한 영향은 인식이 개선됐으나 음주 빈도는 오히려 증가

알코올 도수가 낮은 술을 마시거나 소량씩 자주 마시는 것이 간에 무리가 없다는 인식은 각각 7%, 22%로, 2013년 조사 결과인 22%, 34% 대비 낮아져 알코올의 간 질환 영향에 대한 인식은 개선된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연령대가 낮을수록 도수가 낮은 술을 마시거나 소량씩 마시는 것은 간에 무리가 없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었다.

한국간재단 서동진 이사장.
한국간재단 서동진 이사장.
간질환에 영향을 주는 음주량의 기준은 남녀 모두 2013년도 조사 대비 엄격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이 소주 한두 잔을 마셨을 경우, 간질환에 영향이 있다'는 답변은 지난 2013년 17%였으나 올해는 33%로 약 두 배 증가했다.

한국간재단 장재영 홍보국장.
한국간재단 장재영 홍보국장.
그러나, 음주의 위험성에 대한 인식 수준의 개선이 예방을 위한 행동으로 연결되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들의 음주 빈도는 △전혀 마시지 않는다(25%→ 18%) △월 1회 이하(23%→27%) △월 2~4회(30% → 33%) △1주일에 2~3회(17%→18%) △1주일 4회 이상(5%8%) 으로 2013년과 비교해 음주 행태에는 변화가 없었다.

대한간학회 변관수 이사장은 "제17회 '간의 날'을 맞아 한국인의 간질환 인지도를 점검해보는 기회를 마련했다"며 "바이러스성 감염인 B형 및 C형 간염은 치료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높은 확률로 간경변증, 간암 등의 중증 간질환으로 이행할 위험성이 크므로 예방과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검진 확대와 더불어 '치료 필요성에 대한 인식 확대'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해당 조사는 여론조사 전문기관 마크로밀 엠브레인에 의뢰해 전국 20~59세 성인 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 형태로 진행됐으며, 지난 2013년에 이어 일반인의 간 질환에 대한 인식과 예방접종 및 검진 실태, 지방간∙알코올 관련 간질환에 대한 영향력에 대한 인식 등을 비교 분석하기 위해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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