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단법인 유나이티드문화재단(이사장 강덕영 한국유나이티드제약 대표)이 후원하는 ‘제13회 홈타민컵 전국 조선족 어린이 방송 문화 축제’가 23일부터 24일까지 중국 헤이룽장(黑龙江)성 하얼빈(哈尔滨)시에서 열렸다.

홈타민컵 축제는 중국 내 조선족 어린이들이 노래, 이야기, 글짓기, 피아노 4개 부문에서 우리말과 글로 실력을 겨루는 대회다. 2002년부터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이 단독으로 후원해 왔으며, 2009년부터는 유나이티드문화재단을 통해 후원을 이어가고 있다.

조선족 어린이들은 물론 한국에 관심이 많은 어린이들에게 한국의 문화와 한민족의 얼을 심어주고, 세계무대에서 활약할 글로벌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시작됐다. 올해로 13회를 맞은 이 행사는 민족정신을 일깨우고 꿈을 키워 나가는 어린이들을 위한 전국적 행사로 자리매김했다.

수상자들이 각종 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명문 학교에 진학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학생들의 참가 열기가 계속해서 커지고 있다. 대회 준비를 위해 부모와 자녀가 함께 한국의 말과 글을 공부하며 한국인의 얼과 문화를 계승하는 본보기가 되고 있다.

독립유공자 후손들 감사장 격려금 지급 (흑룡강성교육학원 최용수 주임, 유나이티드제약 김태식 전무 등),
독립유공자 후손들 감사장 격려금 지급 (흑룡강성교육학원 최용수 주임, 유나이티드제약 김태식 전무 등),

23일에는 개막식과 본선이, 24일에는 시상식과 폐막식이 열렸다. 중국 전역에서 700여 명의 학생들이 예선에 참가했고 이 가운데 60명이 본선 무대에 올랐다.

행사에는 흑룡강성교육학원 민족교연부 최용수 주임, 흑룡강조선어방송국 허룡호 국장 등 주최 측 내빈들과 조선족 학부모, 교사, 학생 300여 명이 참석했다.

본 행사에 앞서, 한국의 독립과 발전에 기여한 유공자들의 후손을 위한 감사장과 격려금 전달식이 열렸다. 유동하(劉東夏) 의사의 후손 리림(李林) 씨와 마하도(馬河圖) 의사의 후손 마홍매(馬紅梅) 씨가 각 후손 대표로 감사장과 격려금을 전달받았다. 

유동하 의사는 하얼빈에서 안중근 의사를 도와 이토 히로부미 암살에 가담한 독립 운동가로, 러시아와 만주 지역에서 활약했다. 마하도 의사는 중국 지린(吉林)성에서 항일 무장투쟁을 벌인 독립 운동가다.

유동하 의사 여동생의 손녀인 리림 씨는 “한국에서 우리를 잊지 않고 찾아줘서 감동받았다”면서, “조상들이 노력과 희생으로 지킨 한국이 계속 발전해 더욱 좋은 나라가 됐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마하도 의사의 증손녀인 마홍매 씨는 “고국에서 거의 잊힌 선조들의 노고를 기억해줘서 고맙다”면서, “나라의 독립을 위해 희생한 수많은 분들 중 우리 조상이 있다는 것이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한국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냐는 질문에는 “최근 중국이나 조선족 사람들에 대한 좋지 않은 인식이 많은데, 한국 사람들이 나쁜 편견을 가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답변했다.

강덕영 이사장을 대신해 개회 인사를 전한 한국유나이티드제약 김태식 전무는 “전통은 구성원들이 유지를 위해 부단히 노력할 때 계승될 수 있다”며 “오늘날 우리가 선조들이 만든 말과 글을 사용하는 것처럼 먼 훗날 후손들이 우리의 말과 글을 기억할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아울러 “오늘 대회에 참가한 학생들이 장차 세계무대에서 한국과 중국 문화를 바탕으로 활약하는 글로벌 인재가 되길 기원한다”고 했다.

개막 축하공연 (유나이티드소녀방송합창단, 도리조선족소학교 어린이들).
개막 축하공연 (유나이티드소녀방송합창단, 도리조선족소학교 어린이들).

행사 중간에는 유나이티드소녀방송합창단과 도리조선족소학교 학생들이 무대에 올라 축하 공연을 펼쳤다. ‘나눔’, ‘하늘에 뜬 배’, ‘아리랑’, ‘아름다운 나라’ ‘바람의 빛깔’ 등 한중 양국의 노래를 들려주며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유나이티드소녀방송합창단은 조선족 여중생들로 구성된 합창단으로, 2006년 유나이티드문화재단이 창단했으며 올해 11주년을 맞았다.

24일에는 조선족 제1중학교에서 각 부문의 시상식이 열렸다. 노래자랑 부문에서 강나령(지린성 옌지시 동산소학교) 학생 외 15명이, 이야기 부분에서는 리혜영(헤이룽장성 미산시 조선족소학교) 학생 외 16명이, 글짓기 부문에서는 리림정(헤이룽장성 하얼빈시 동력소학교) 학생 외 13명이, 피아노 부분에는 고성준(베이징 중앙음악학원 부속소학교) 학생 외 14명이 각각 수상했다.

노래자랑 부문에서 ‘선플 아라리’를 불러 청중의 귀를 사로잡았던 강나령 학생이 금상을, 이야기 부문에서는 ‘꼬리가 긴 토끼’ 이야기를 구연동화로 소개한 리혜영 학생이 금상을 수상했다. ‘딱친구’를 주제로 감동적인 글을 쓴 리림정 학생과 ‘라 캄파넬라’를 열정적으로 연주해 심사위원들의 박수갈채를 받은 고성준 학생은 각각 글짓기와 피아노 부문에서 금상을 차지했다.

노래자랑 부문에서 금상을 수상한 강나령 학생은 “점점 우리의 말과 글이 훼손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사이버 언어폭력 예방 창작곡인 ‘선플 아라리’라는 한국 동요를 준비했다”며 “우리 조선족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선물하는 홈타민컵 축제에서 의미 있는 노래로 금상의 영예까지 받아 무척 기쁘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더욱 높은 목표를 세우고 우리의 말과 글을 지키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는 민족의 인재로 성장하겠다“고 했다.

주최 측은 시상식 중간에 학업 성적이 우수하고 품행이 단정한 조선족 학생 10명(박천령 외 9명)에게 장학금과 장학증서를 전달하는 시간도 마련했다.

흑룡강조선어방송국 허룡호 국장은 폐회사에서 “2002년에 시작해 올해 13회를 맞은 홈타민컵 축제는 전국의 조선족 어린이들이 손꼽아 기다리는 연례 행사로 자리매김했다”면서 “현재 조선족 사회가 많이 위축되어 있지만 조선족 동포들은 계속해서 민족의 얼을 지켜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한국의 동포들도 조선족 사회에 이질감을 버리고 많은 관심과 사랑을 베풀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아울러 “무엇보다 어려운 환경에서도 13년 동안 대회를 위해 단독 후원해준 유나이티드문화재단 강덕영 대표에게 깊은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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