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암 환자에게 나타나는‘혈소판 유래 성장인자 수용체’가 기저 간경화와 관계없이 간암에서 특이하게 발생함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확인됐다.

간암은 발생 기전이 복잡해 항암 및 표적치료의 효과가 떨어진다. 수술, 색전술 등 다른 치료법에 의존하던 간암 치료 분야에서 이번 연구결과로 표적 치료의 가능성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연세대학교 강남세브란스 암병원 간암센터 이정일 교수(소화기내과) 연구팀은 12일 간암에서 나타나는 혈소판 유래 성장인자 수용체가 기저 간경화와는 연관되어 있지 않음을 밝힌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예후가 나쁜 간암 환자에게 주로 나타나는 혈소판 유래 성장인자 수용체는 최근 표적 치료 후보 물질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이 혈소판 유래 성장인자 수용체가 간경화와도 관련이 있을 수 있다는 의견으로 간암 표적치료 활용 가능여부가 확실치 않았다.

연구팀은 간암 환자 95명의 병리 자료와 인체 유래물 은행에 기증받아 보관되어 있는 16개의 간암 조직을 조직 미세배열기법을 이용해 분석했다.

간암이 있는 부위와 없는 분위에서 혈소판 유래 성장인자 수용체의 발현을 비교한 결과, 기존 연구와 마찬가지로 혈소판 유래 성장인자가 강하게 나타난 환자의 생존율이 의미 있게 낮았다.

연구팀은 한발 더 나아가 간암에서 나타나는 혈소판 유래 성장인자 수용체는 기저 간질환이나 암이 없는 간에서의 혈소판 유래 성장인자 발현과는 관계없음을 밝혀냈다.

이정일 교수.
이정일 교수.

즉, 암 부위에서 혈소판 유래 성장인자 수용체가 보이는 환자에서 간경화가 동반되지 않거나 간경화가 있더라도 그 부위에 혈소판 유래 성장인자 수용체가 보이지 않는 경우도 있었던 것이다.

이에 따라 연구팀은 혈소판 유래 성장인자 수용체 발현을 간경화와는 관계없이 간암에서 나타날 수 있는 표적으로 규명했다.

이정일 교수는 “간암은 항암치료에 잘 반응하지 않고 표적치료도 아직 효과적이지 못하다”라면서 “혈소판 유래 성장인자 수용체 알파에 작용하는 표적인자 개발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논문 결과는 ‘온코타켓(oncotarget)’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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