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으로 인한 국내총생산(GDP)의 손실 규모가 최근 15년 사이 6배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1999년 920억원이었던 것이 2014년 기준 6,420억원으로 늘었다. GDP 기준 손실 비중도 0.02%에서 0.04%으로 증가했다.

삼성서울병원 암병원 유방암센터 박연희 센터장(혈액종양내과), 진료기획팀 박정현 책임 연구팀은 이 기간 경제활동에 참여한 여성 인구 수와 이들의 암 발생 추이를 토대로 GDP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한 결과 이 같이 밝혔다. 이번 연구는 한국유방암학회 학술지 최근호에 실렸다.

연구팀에 따르면, 암으로 인한(갑상선암 제외) 여성 경제활동인구의 경제적 손실 규모는 2014년 2조 71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1999년에는 4,780억원이었다.

암종별로는 유방암이 6,420억원(2014년)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대장암 1,890억원, 위암 1,870억원, 폐암 1,080억원, 간암 619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유방암이 다른 암에 비해 손실 규모가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은 유방암의 특성과 더불어 경력이 단절된 여성이 직장으로 복귀하기 쉽지 않은 현실 탓으로 풀이됐다.

유방암은 국내에서 갑상선암을 제외하고 여성에게서 가장 많이 발생하는 암으로 꼽힌다. 여성이 경제활동에 참여하는 황금기인 35세 이상 64세 이하 연령대에선 모든 암 중 발생율이 가장 높다.

이처럼 많이 발생하는 대신 생존율은 높은 편이다. 유방암의 5년 상대생존율은 92.3%로 다른 암과 비교하면 가장 앞선다.

많은 유방암 환자들이 발병 이후 일터를 떠났다가 치료를 끝마쳤음에도 불구하고 여러 난관에 부딪혀 여전히 경제활동이 위축되어 있다는 점을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박연희 센터장.
박연희 센터장.

더 큰 문제는 유방암 환자가 계속 늘고 있다는 점이다. 유방암은 해마다 2만명 남짓한 환자들이 새로 발생한다.

다른 암들은 2012년부터 신규 암환자 발생이 감소 추세로 돌아서거나 제자리에 멈춘 데 반해, 유방암 환자는 매년 4%씩 늘고 있다. 그만큼 사회적으로도 부담이 계속 커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박연희 센터장<사진>은 “유방암은 사회 전체가 관심을 갖고 지원하지 않으면 단순히 개인의 불행으로 그치는 게 아니라 경제 성장을 억누르는 결과로 이어지게 된다”며 “여성이 유방암으로 인해 경력이 중단되지 않고 원만하게 일터에 복귀할 수 있도록 사회의 따뜻한 관심과 정책적 배려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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