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눈에 피로감을 자주 느꼈던 최모씨(여, 35세). 장시간 근무 후에는 눈이 침침하다고 느꼈고, 충혈도 잘 되는 편이었다. 안약을 넣어도 그때뿐인 것 같았고, 며칠이 지나도 증세가 쉽게 호전되지 않았다. 어느날 시야가 좁아진 것 같아 안과를 찾았고 검사 결과 녹내장을 진단 받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녹내장 환자는 2012년 58만여 명에서 2017년 87만여 명으로 5년 새 약 49.4% 증가했다. 연령별로는 40세 중장년층에서부터 환자수가 유의하게 증가하고 60대 환자수가 가장 많았다.

녹내장은 안압 상승 등의 원인으로 시신경이 손상되고, 이로 인해 시야가 점차적으로 상실되는 질환이다. 특별한 증상이 없어 대다수가 방치하지만, 시신경 이상으로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수 있으며 증세가 심해지면 결국 실명에 이를 수 있어 치명적이다.

녹내장의 주요원인은 ‘안압상승’ 이다. 우리 눈의 앞부분은 방수라는 투명한 액체로 채워져 있다. 방수는 모양체에서 만들어진 후 홍채 가장자리의 섬유주를 통해 배출되는데 이런 방수의 적절한 생성과 배출과정을 통해 안압이 정상적으로 유지된다. 그런데 배출통로에 문제가 생겨 방수가 빠져나가지 못하게 되면 안압이 상승하게 된다.

안압이 상승하면 시신경섬유를 손상시키고 이는 시력 손상으로 이어지게 된다. 안압은 하루에도 몇 번씩 변하지만, 정상인의 경우에는 적절한 범위 안에서 유지된다. 보통 40세 이상 한국인의 평균 안압은 약 14mmHg이며, 정상 범위는 보통 10~20mmHg 사이로 측정된다.

과거에는 안압 상승(21mmHg 이상)이 녹내장의 원인으로 생각됐으나, 정상 안압에서도 발생할 수 있어 최근에는 녹내장성 시신경 손상에 높은 안압 이외의 다른 요소들이 관여하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정상안압을 가진 녹내장이 원발개방각녹내장의 70~80%를 차지한다. 가족력, 당뇨병, 고혈압 등도 발병 위험을 높이며 카페인과 흡연도 위험인자라고 알려졌다.

녹내장의 증상은 그 종류에 따라 다르다. 원발개방각녹내장의 경우 증상이 서서히 진행되며 시력 손상이 올 때까지 아무 이상이 없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색 변화 인지를 잘 못하고 눈앞이 희미해지거나 지속적으로 눈에 통증이 나타나며 이른 노안 증상 등이 발생할 수 있다. 반대로 폐쇄각녹내장은 갑작스러운 극심한 통증과 시력감퇴 등이 나타날 수 있으며, 통증 때문에 구토나 발한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녹내장 진료 안과 김용연 교수.
녹내장 진료 안과 김용연 교수.

한번 손상된 시신경은 다시 회복되지 않는다. 녹내장은 안압을 조절해 진행을 막고, 약물을 통해 치료하는 것이 원칙이다. 

하지만, 약물 치료에도 안압 조절이 어렵거나 시야 변화가 진행되는 경우에는 수술을 하게 된다.

고대 구로병원 안과 김용연 교수는 “녹내장은 초기 증상이 거의 없고 증상이 나타났을 때에는 이미 말기일 가능성이 높아 진단이 늦어지는 만큼 예후가 좋지 않은 편”이라며 “조기 진단과 적절한 치료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김용연 교수는 “이미 손상된 시신경으로 인해 좁아진 시야는 회복되지 않기 때문에 녹내장 진단을 받게된 경우 지속적인 관리로 안압을 일정하게 유지해 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특히 정기적인 녹내장 검사는 필수이다. 40세 이후 모든 성인 남녀는 녹내장 발견을 위해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메디컬헤럴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