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툴리눔 톡신 균주의 출처에 대한 대웅제약과 메디톡스의 지속된 '균주 논란'이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제출한 '보고서 공방'으로 이어지고 있다. 

대웅제약과 메디톡스는 각자 선임한 전문가의 균주 출처 보고서를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제출했다.

그러나 대웅제약과 메디톡스 등 양사가 '제출한 보고서'가 각사에게 유리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어 내년 판결 예정된 미국 ITC 재판부 최종 결과에 제약업계의 '촉각'이 집중되고 있다.

메디톡스측 폴 카임(Paul Keim) 교수는 대웅제약의 보툴리눔 균주를 분석해 "대웅제약의 보툴리눔 균주가 메디톡스의 보툴리눔 균주에서 유래한 사실이 확인됐다"는 내용이 포함된 보고서를 지난달 20일 ITC에 제출했다.

대웅제약과 메디톡스는 지난 7월 ITC 재판부의 결정으로 양사의 균주를 각사가 선임한 전문가에게 제공하여 감정시험을 진행한 바 있다.

ITC의 제출 일정에 맞춰 이에 대한 메디톡스 전문가의 보고서는 9월 20일 ITC 재판부에 제출됐으며, 대웅제약 전문가의 반박 보고서는 10월 11일 제출됐다. 

해당 보고서는 보호명령에 의해 별도로 지정된 법률대리인 외에는 열람이 불가능하지만, 이번에 양사 대리인들은 별도 합의를 통해 보고서의 결론 부분을 공개하기로 했다.

메디톡스측 폴 카임 교수는 ITC 제출 보고서에서 "균주의 유전적 진화 과정을 보면, 특정 연구실의 보툴리눔 균주가 공동 기원을 가지고 있는지 명확히 알 수 있다. 구체적으로 홀 A 하이퍼 균주, 메디톡스 균주와 대웅제약 균주는 모두 최근의 동일한 조상으로부터 분화됐다"고 설명했다.

좌측 메디톡스측 자료, 우측 대웅제약측 자료.
좌측 메디톡스측 자료, 우측 대웅제약측 자료.

그러나 대웅제약 측 전문가인 David Sherman 박사는 반박 보고서를 통해 "메디톡스 측의 유전자 분석방법이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하며, 부분적인 결과만 도출할 수 있는 메디톡스 측의 방법 대신 전체 유전자 서열분석(Whole Genome Sequencing, WGS)의 직접 비교를 통해 다양한 부분에서 양사의 균주가 차이를 보임을 입증했다고 밝혔다.

특히, Sherman 박사는 양사 균주의 16s rRNA 유전자 염기서열이 서로 다르다는 점도 밝혀냈는데, 16s rRNA 유전자는 매우 안정적으로 느리게 진화하므로 이 유전자 서열이 서로 다른 균주 간에는 근원이 다른 것으로 보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설명했다.

양사 균주의 포자 형성 시험결과에 대해서도 양측 보고서의 주장이 엇갈렸다.

메디톡스는 그동안 자사의 균주는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그 어떤 조건에서도 포자를 형성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진 홀A하이퍼 균주라고 주장하며, 대웅제약이 이와 동일한 특성의 균주를 토양에서 분리동정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점을 들어 소송을 제기했었다.

이번에 제출된 메디톡스 측 Andrew Pickett 박사의 보고서는 대웅제약 측 Popoff 교수의 감정시험과 동일한 조건에서 포자감정을 시행한 결과, 메디톡스의 균주도 포자를 형성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대웅제약 측 Brenda Wilson 박사는 메디톡스 측 Pickett 박사 시험 내용에 여러 가지 오류가 있어 타당성에 의문이 들 뿐 아니라, 설사 시험에 오류가 없었다고 가정하더라도 두 균주의 포자형성 특성이 다르다는 점을 지적했다. 두 균주는 열처리, 혐기, 호기, 배양기간 등 총 18가지 조합의 시험조건에서 오직 8개 조합에서만 일치하는 결과가 나오고 나머지 조건에서는 모두 불일치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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