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렴, 독감, 대상포진 등 예방접종의 종류가 다양하다. 대상연령 또한 소아부터 노인까지 포괄적으로 적용됨에 따라 관심도가 매우 높다. 무심코 맞는 예방접종에도 부작용이 있을까?

가능성은 매우 낮지만, 예기치 못하게 운동·감각 마비가 발생할 수 있다. 말초신경질환인 ‘길랭-바레 증후군’이 대표적이다. 미국의 루스벨트 대통령도 앓았던 질환이기도 하다.

중추와 말초로 구분되는 '신경계'…손상 시 운동, 감각 마비 동반할 수 있어

신경계는 크게 중추신경계와 말초신경계로 구분할 수 있다. 중추는 뇌와 척수를 의미하며, 말초는 척수에서 나온 신경이 근육과 만나기 전까지를 의미한다. 말초신경은 운동·감각신경이 한 덩어리로 함께 뭉쳐다니기 때문에 손상 시에는 운동·감각 마비가 동반되기도 한다.

경희대병원 신경과 윤성상 교수는 신경병증에 대해 “침범 당하는 신경개수와 대칭여부에 따라 초점성, 다초점성, 다발성으로 나눌 수 있다”며 “초점성(하나의 신경 혹은 다발의 신경)은 엄지부터 네 번째 손가락이 주로 저리는 팔목터널 증후군이, 다초점성(여러신경, 비대칭성)에는 루푸스 등의 자가면역질환이, 다발성(여러신경, 대칭성)에는 길랭-바레 증후군이 대표적이다”고 말했다.

독감 예방접종 100만명당 1명꼴로 발병…가능성 낮지만, 후유증 예방 위해 조기식별 필수

여러 신경의 대칭적 이상으로 발생하는 길랭-바레 증후군의 경우, 백신접종 후 발병하기도 한다. 92년 ~ 94년 사이에 독감 예방접종을 맞은 사람 100만명당 1명에서 해당 질환이 발견된 바 있다. 현재까지 발병률에 대한 모니터링은 지속되고 있다.

경희대병원 신경과 윤성상 교수.
경희대병원 신경과 윤성상 교수.

신경과 윤성상 교수는 “환자의 약 70% 정도는 마비가 진행되기 전 백신접종 외에도 감기, 폐렴, 위장관염 등의 질환이 선행되기도 한다”며 “마비 전 손·발 끝이 저리거나 하지로부터 상지로 진행하는 대칭성 마비가 감각 이상을 동반하기도 하는데, 보통 1~3주에 걸쳐 점진적으로 진행되지만, 수 일만에 급격히 악화되기도 해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마비는 경미한 수준에서부터 호흡마비까지 진행될 수 있으며 사망률은 약 3% 내외다. 길랭-바레 증후군의 진단은 병력청취를 바탕으로 신경학적·신경전도·뇌척수액·항체검사 등을 시행한다.

검사 중 신경전도 및 뇌척수액검사는 발병후 최소 1주일은 경과해야 이상소견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에 임상·신경학적 검사에서 이 질환이 의심되면 지체없이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치료는 정맥주사와 혈장분리교환술을 시행한다. 환자의 85% 이상은 걸을 수 있을 정도로 빠른 회복을 보인다. 다만, 50%는 병전의 근력을 회복하지 못하고 후유증이, 2~3%는 위기를 넘기지 못하고 사망에 이르기 때문에 조기발견과 적절한 치료는 필수다.

<경희대학교병원 신경과 윤성상 교수, 편집국 에디터 우정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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