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기리에 종영된 드라마 ‘초콜릿’은 미각을 잃은 요리사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머리에 큰 충격을 받아 맛을 못 느낀다는 것인데, 과연 이런 일이 현실적으로 가능할까? 이비인후과 전문의를 통해 ‘미각소실’에 대해 알아 본다.

미각소실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미각이 완전히 소실되지는 않았지만 정상보다 감소되면 ▲미각감퇴, 정상과 다르게 느껴지는 상태, 예를 들어 단맛이 쓴맛으로 느껴지는 경우를 ▲이상미각이라 하며, 정상보다 매우 예민해지면 ▲미각과민이라 한다.

미각소실은 보통 후각이 상실되면서 동반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미각소실만 단독으로 오는 경우는 상대적으로 드물다. 미각소실의 흔한 원인은 약물로 항류마티즘 약제와 항암제가 대표적이다. 고혈압 약제인 '캡토프릴'도 미각장애를 일으키는 약물로 알려져 있다.

이밖에 당뇨병이나 갑상샘기능저하증 등 내분비 장애 때문에 생길 수 있으며 다른 감각처럼 나이 들면서 미각도 차츰 감퇴한다. 악성 종양, 외상, 방사선 치료, 영양실조, 쇼그렌증후군 등도 미각소실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원인을 밝히기 위해 병력 청취와 비강과 구강을 살펴 비염 존재 여부, 혀와 침 분비 상태를 확인한다. 단맛, 짠맛, 신맛, 쓴맛의 4가지 기본 맛을 느끼는 지 평가하며 반드시 후각검사를 병행한다.

이비인후과 정은재 교수.
이비인후과 정은재 교수.

보통 단맛은 자당, 짠맛은 소금, 신맛은 구연산, 쓴맛은 카페인으로 평가한다. 이상이 발견되면 다양한 방법의 정밀검사를 통해 미각 장애의 정도를 판정한다.

미각소실은 원인에 따라 치료를 진행한다. 장애를 일으키는 약물을 복용하고 있으면 약을 교체하고, 영양실조가 원인이면 글루콘산아연, 비타민A를 보충하면 완전한 회복이 가능하다.

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정은재 교수는 “드라마에서처럼 외상으로 인한 미각소실은 드물지만 후각소실에 비해 회복되는 경우가 훨씬 많다”며 “첨가제를 사용해 음식 맛의 풍미를 높여주거나 전문의 상담 후 약물을 사용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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