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학교 안암병원은 지난 5월 26일, 병원단위의 환자혈액관리 지침서인 ’병원차원의 적정수혈 길잡이‘를 발간하고 기념식을 가졌다.

이번에 발간된 지침서는 의료진용으로 제작됐으며, 국내는 물론 아시아 최초로 발간된 병원단위의 환자혈액관리(PBM: Patient Blood Management) 지침서다. 각 진료과별 세분화된 지침과 더불어 아시아 최초로 병원단위 환자혈액관리을 실현한 고려대학교 안암병원의 경험과 증례를 담아, 적정수혈을 도입하려는 병원의 전반에서 활용될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구성됐다.

정재승 무수혈센터장은 “인구구조의 고령화가 심화될수록 혈액은 점점 더 부족해질 것”이라며 “병원차원의 환자혈액관리를 통한 적정수혈로 소중한 혈액을 아끼고 과도한 수혈로 인한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종훈 원장은 “PBM의 개념이 국내와 아시아에는 조금 늦게 도입됐으며, 기존 관습을 버리고 병원단위에서 실현하기는 쉽지 않다”며 “이번 지침서 발간으로 많은 병원들이 환자혈액관리 도입에 도움을 받고, 선진국형 PBM 모델이 대한민국 의료에 빠른 시간 안에 정착하는 데 초석으로 쓰이길 바라며, 나아가 국민들의 건강에 크게 이바지 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했다.

한편, 고려대학교 안암병원은 2018년 10월 최소수혈외과병원의 준비를 위해 무수혈센터를 개소했다. 무수혈센터는 각 진료부서와 지원부서 등 다양한 파트의 협력으로 이뤄지며 체계적인 환자혈액관리를 목표로 운영된 후 전 병원으로 확대되어 병원이 최소수혈외과병원으로 새롭게 출발하는 디딤돌이 됐다.

현재 고려대학교 안암병원은 국내에서 가장 엄격한 기준인 헤모글로빈 수치 7을 적용하고 있으며 전 병원에 걸쳐 적정수혈률을 향상시키고 있다. 또한, 내부시스템 구축 등 적극적인 제도 마련과, 주요 진료과 컨퍼런스, 신입 의료진에 대한 철저한 교육을 통해 최소수혈외과병원의 기반을 다져왔다.

고려대학교 안암병원은 이미 수혈에 대한 위험성과 가이드라인에 맞지 않게 이뤄지던 관행적 수혈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2013년부터 수혈관리프로그램을 구축하며 혈액관리에 힘써왔다.

수혈관리프로그램은 의료진으로 하여금 끊임없이 수혈가이드라인을 확인하여 환자에게 불필요한 수혈을 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정형외과에서 선도적으로 도입한 결과, 2012년 환자 1만명당 수혈량은 157.5유닛, 지난 2018년에는 76.4유닛으로 수혈량을 절반으로 줄였다.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전체 외래 및 입원환자의 적혈구 수혈 적정률은 2018년 평균 37.5%이었으며, 무수혈센터를 개소한뒤 2019년 평균은 62%로 상승했으며, 병원 전체에 무수혈/최소수혈을 적용해 2020년 평균 적정률 80.2%로 크게 상승시켰다.

또한 수술 난이도 차이가 없다고 볼 수 있는 무릎인공관절 치환술에서의 수혈률은 2011년에 46% 였으나 2019년에 3.8%로 낮춰 12분의 1 수준으로 줄였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국내 슬관절 치환술에서 수혈률은 78%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슬관절치환술의 수혈률과 20배이상 차이나는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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