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경주일대 지진 발생 이후 400회 넘는 여진이 지속되고 있면서 최근 지진의 공포와 트라우마로 인한 불안감이 호소되고 있는 가운데,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이하 소청학회)는 지진과 같은 재난 상황에서 부모를 비롯한 어른들이 아이들을 위해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지침을 발표했다. 

◆아이들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도움 요청하는 경우 많아=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에 따르면, 어린 아이들은 마음이 불안하거나 무서울 때, 감정을 말로 표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스트레스에 대한 반응도 어른과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다음과 같은 모습을 보이는 것은 아이가 도움이 필요하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이런 모습을 보일 때, 혼내거나 윽박지르기보다는 아이를 한 번 더 살펴야한다.

▷ 특별히 다치거나 아픈 게 아닌데, 머리나 배가 자주 아프다고 한다.
▷ 산만해지고 활동량이 많아진다.
▷ 부모에게 더 매달리고 징징댄다.
▷ 지진에 집착하고 계속 지진에 대한 이야기나 놀이를 한다.
▷ 혼자 있지 못하고 학교를 안 가려고 한다.
▷ 예전에 잘하던 것들이 일시적으로 퇴행하기도 한다(예; 혼자자기, 소변가리기).
▷ 수면이나 식욕의 변화를 보이기도 한다.
▷ 짜증을 내고 예민해진다.

◆아이들 규칙적 일상생활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야= 매일 같은 시간에 기상하고 식사하고 취침하는 것이 좋다. 학교나 학원도 위험하지 않다면 평소처럼 등교하는 것이 좋다. 낮 동안에는 물을 자주 마시도록 격려해야한다. 충분히 잠을 자고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특히 불안해 하는 아이일수록 잠자리에 들 때 평소와 같은 패턴을 유지하는 것이 안정적인 수면에 도움이 된다.

◆아이와 지진에 대해 대화하는 시간 가져야= 아이와 함께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그래서 어떻게 행동하고 대처했는지, 그 때 기분은 어땠는지 등에 대해 대화하는 시간을 가져야한다. 무서운 경험에 대해 그 전후상황을 맥락있게 줄거리로 이야기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아이가 그 경험을 이해하고 소화하는데 도움이 된다.

여진이 일어났을 때 어떻게 행동할지를 알려주고 두려운 기분이 들거나 힘들 때 말할 수 있게 격려해 주시고 아이가 원하면 항상 가까이에 있으면서 최대한 안전하게 보호해 줄 것이라고 설명한다.

◆아이가 너무 많은 뉴스에 노출되는 것을 예방해야= 소청학회에 따르면, 아이가 지진과 그 여파에 대한 뉴스를 너무 많이 보지 않도록 해야한다. 인터넷, TV, 신문, 라디오 등을 통해 지진관련 뉴스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는 것은 아이의 불안감을 높일 수 있다.

또한, 재난 초기에는 확인되지 않는 정보나 유언비어가 퍼지는 경우가 많은데 아이들은 정보에 대한 이해가 부족할 뿐 아니라 불필요하게 큰 두려움을 가질 수 있으므로 어른들이 대화할 때 이를 주의해야한다.

◆아이들의 모범이 돼야= 지진과 여진이 반복되면서 필요시 집 밖으로 대피를 하고 익숙하던 생활공간에 대한 안전감을 잃는 것은 어린 아이에게는 매우 큰 스트레스이다. 이러한 경우에 아이들은 부모를 통해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를 배웁니다. 혼란스러운 상황에서도 차분함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전문적 도움이 필요할 때 주저하지 말고 도움 청해야= 아이가 평소와 다른 행동을 수주 이상 지속한다면 꼭 전문적인 도움이 필요하다. 상황이 안정된 이후에도 평소와 다른 모습이나 문제 행동이 지속된다면, 시간이 해결해주기를 바라기보다 보다 더 빨리 도움을 받음으로써 문제가 만성화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또한, 다른 자연재해를 통해 이전에 심리적 어려움을 경험했거나 가까운 사람을 잃은 경험이 있는 경우, 평소 불안에 예민한 자녀의 경우에는 더 주의 깊게 살피고 어려움을 보일 때 초기에 도움을 주는 것이 필요하다.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는 보다 자세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미국 전국아동트라우마스트레스네트워크에서 보호자를 위해 발간한 자료 2편<下 파일 참조>을 첨부한다고 밝혔다.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 이사장 정유숙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 재난트라우마이사 조인희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 홍보이사 이소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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