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발' 하면 가장 먼저 세계적인 축구선수 박지성이 떠오른다. 축구선수로서는 불리한 신체조건을 가지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노력과 정신력으로 이를 극복해 유럽선수를 능가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이외에도 많은 운동선수들이 평발을 가지고 있지만 경기를 곧잘해 치료가 필요없다는 의견이 있는 반면, 어린아이를 둔 부모들은 방학기간을 이용해 치료해야한다는 이야기도 주변에서 심심치 않게 듣는다.

◆5년새 35% 증가…73% 소아청소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자료에 따르면, 평발(편평족) 환자 수는 2011년 9,414명에서 2015년 1만 4,533명으로 5년새 약 35% 증가했다.

특히, 2015년 기준 소아청소년 환자 수는 전체 약 73%를 차지하고 있다. 원인은 대부분 불명이다. 잘못된 보행습관과 과체중 뿐만 아니라 뇌성마비와 같은 신경 근육성 질환, 류마티스 관절염, 골절 등으로 발생하기도 한다.

강동경희대병원 정형외과 이강 교수는 “최근 소아청소년기 평발 환자 수가 통계에 많이 나타나는 이유는 진료 건수가 증가한 것으로 일부 의료진의 과잉진료 및 온라인을 통한 무분별한 보조기 등의 광고 때문인 것으로 여겨진다”며 “실제로 평발 보조기 착용 당시엔 증상이 완화되지만 교정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평발은 질병이 아닌 개개인 차이= 평발은 편평족이라고도 하는데, 발바닥 안쪽의 아치 형태가 낮아지거나 소실되는 변형 상태를 말한다. 사람의 발바닥 아치 형태는 5~6세에 나타나기 시작해서 6~8세 이후에 완성되므로 대부분의 소아는 평발이고, 정상 범위 내에 속하는 유연성 평발이기 때문에 대개 통증과 같은 증상이 없다. 일반적으로 엄지발가락을 들어 올렸을 때 아치가 생기는 경우를 유연성 평발, 아치가 생기지 않는 경우를 강직성 평발이라고 한다.

정상과 평발의 아치 차이 : 중족골(파란색)과 주상골(빨간색)의 만나는 선이 5° 이상 차이나면 아치로 진단.(강동경희대병원 제공).
정상과 평발의 아치 차이 : 중족골(파란색)과 주상골(빨간색)의 만나는 선이 5° 이상 차이나면 아치로 진단.(강동경희대병원 제공).
하지만, 통증이 있는 경우 비만과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 체중이 늘다보면 발이 지탱해야할 무게가 커져 통증이 생긴다.

한참 뛰어다녀야 할 나이에 뛰어다니지 않게 되고 그러다 보면 다시 자연스레 체중이 늘어 통증이 더 심해지는 악순환이 있을 수 있다.

이강 교수는 “무조건 문제가 있는 질병으로 보면 안된다”며 “발의 아치가 일반적인 높이보다 낮은 경우를 평발이라고 하는데 대부분 증상이 없다. 개개인마다 키가 크고 작을 수 있는 것처럼 발의 아치도 높고 낮을 수 있다”고 말했다.

◆보조기구 사용 의학적 근거 없어= 치료를 결정함에 있어 중요한 것은 증상이 없는 유연성 평발은 정상 발의 일종이라는 개념을 갖는 것이다. 보조기구, 특별한 신발, 깔창 등은 증상은 완화할 수 있지만 교정을 유도하거나 성인이 됐을 때 문제 발생을 줄인다는 의학적 근거는 없다.

극히 드물지만 유연성 평발이라도 통증 때문에 일상생활에서 제약을 유발한다면 적극적 치료가 필요할 수도 있다. 이 경우 아이들은 “아파서 못 뛰겠다”, “아파서 줄넘기를 못 하겠다” 등과 같은 말을 하기 때문에 먼저 소아 족부 전문의를 찾아 상담하는 것이 좋다.

가장 좋은 예방법은 적절한 체중을 유지하고 축구와 오래달리기 같은 격한 운동을 피하는 것이다. 여성인 경우, 굽이 너무 높거나 낮은 신발은 피하고 쿠션이 충분한 신발을 신는 것이 도움이 된다. 특히 통증이 있는 경우, 얼음이나 차가운 물수건 등을 이용해 냉찜질을 하는 것도 좋다.

이강 교수는 “보조기구 등의 무분별한 사용은 자칫 환자와 가족에게 경제적, 정신적 손해를 적지 않게 초래할 수 있으니 신중해야 한다”며 “불편해 보이는 아이의 발 모양 때문에 부모의 눈이 불편하다고 해서 아이를 불편하게 하는 일은 만들지 말아야 한다”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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