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 리베이트 수사, 식약처發 행정처분, 국세청·공정거래위원회 조사 등 '범정부發 제약 리스크'가 높아지고 있는 제약업계는 올해 2017년 '정유년(丁酉年)'을 맞아 '제약家 2세' 경영 체제를 넘어 바야흐로 '제약家 경영 3세 체제'가 가속화되고 있다.

제약업계를 주도한 1세대를 넘어 오너에서 2세~3세 젊은 리더들로 '리더십 교체'가 본격화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제약업계는 '오너 리더십'이 강한 특성상 제약家 2세~3세의 경영 업무 영역·정책에 대해 업계의 관심이 클 수밖에 없다.

'제약家 3세' 경영 체제로 전환된 제약사 오너(제약사號)들에는 '제약家 3세' 맏형격인 동화약품 윤도준 회장을 포함해 JW중외제약 이경하 회장, 동아쏘시오그룹 강정석 회장, 일동제약 윤웅섭 사장, 허은철 사장 등이 해당된다.
 

▲ 대웅제약 윤재승 회장. 안국약품 어진 부회장. 보령제약 김은선 회장(사진 왼쪽부터).
▲ 대웅제약 윤재승 회장. 안국약품 어진 부회장. 보령제약 김은선 회장(사진 왼쪽부터).

국내 '제약家 2세' 체제를 구축하고 있는 국내 제약사들은 종근당 이장한 회장, 동국제약 권기범 부회장, 대웅제약 윤재승 회장, 보령제약 김은선 회장, 안국약품 어진 부회장, 동성제약 이양구 사장, 일양약품 정도언 회장, 한독 김영진 회장,  부광약품 김상훈 사장, 제일약품 한승수 회장 등이다.

동화약품은 오너 2세 윤광열 회장의 장남 윤도준 회장(제약家 3세)은 지난 2005년 입사해 현재 회장을 지내며 3세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동화약품 윤도준 회장은 '제약家 오너 3세' 경영인 중 사실상 '맏형' 격으로 분류된다.
 

▲ 동화약품 윤도준 회장. JW그룹 이경하 회장(사진 왼쪽부터·메디컬헤럴드 DB).
▲ 동화약품 윤도준 회장. JW그룹 이경하 회장(사진 왼쪽부터·메디컬헤럴드 DB).

글로벌 헬스케어 그룹을 지향하는 JW그룹은 창업주 2세인 이종호 회장의 장남인 이경하 회장은 일찌감치 경영일선에 나서 '제약 오너 3세 체제'를 순차적으로 구축해 '경영 리더십'을 강화했다. JW그룹은 JW홀딩스, JW중외제약, JW생명과학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경하 회장<사진>은 1986년 JW중외제약에 입사해 지역 영업담당부터 마케팅·연구·개발 등 다양한 부서에서 경력을 쌓았으며, 2001년 JW중외제약 대표이사 사장에 취임한 이후 JW그룹 경영 전반을 총괄해왔다.

이경하 회장은 최근 2017년 'JW그룹 신년사'를 통해 "스마트한 JW로 가기 위한 최우선 과제는 다시 한 번 의식의 변화에 집중하는 것"이라며 "지식의 소통과 공유를 통해 조직을 상향 평준화하고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실행 가능한 방법을 찾아 실행해 옮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 녹십자 허은철 사장. 일동제약 윤웅섭 사장(왼쪽부터).
▲ 녹십자 허은철 사장. 일동제약 윤웅섭 사장(왼쪽부터).

녹십자 허은철 사장<사진>은 오너 3세로 녹십자 경영기획실로 입사해 녹십자 R&D 부문 상무·전무를 거쳤다. 허은철 사장은 혈액제제·백신 부문 등 글로벌 시장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

일동제약 윤웅섭 사장<사진>은 오너 2세 윤원영 회장의 장남으로 연세대학교 응용통계학과와 조지아주립대 대학원을 졸업하고, KPMG인터내셔널 등에서 회계사로 근무하다 지난 2005년 일동제약에 입사했다. PI팀장·기획조정실장 등을 거쳐 2013년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특히 '제약家 3세 경영 체제'를 강화하고 있는 윤웅섭 사장은 일동제약의 대표 브랜드인 '아로나민'의 고성장을 이끌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제약 3세 경영 본격화' 동아쏘시오그룹 강정석 회장 '지주사 체제' 확립…제일약품·보령제약·일양약품 등 '제약家 3세' 경영 보폭 넓혀= 지난해 연매출 6000억대에 육박하는 실적을 기록한 제일약품(대표이사 성석제)은 오너 2세 한승수 회장의 장남인 '제약家 3세' 한상철 부사장이 제일헬스사이언스' 대표에 임명되면서 '3세 경영 체제 준비 과정'이 속도를 내고 있다.
 

제일약품은 지난해 11월부터 분할된 OTC(일반의약품) 전문 법인 '제일헬스사이언스'의 총괄(대표이사)에 오너 2세 한승수 회장의 장남인 '제약家 3세' 한상철 부사장을 선임했다. OTC 전문 법인 '제일헬스사이언스' 대표 선임은 '경영권 지배력 강화'를 위한 포석이라는 시각이다.

메디컬헤럴드신문이 금융감독원 전자 공시 현황을 확인한 결과, 제일약품의 지분 구성을 보면, 한승수 회장(27.31%), 한응수(6.91%), 한상철 부사장(4.66%)이고, ▲0.37%~2.46% 지분은 한승수 회장 일가 친인척들로 구성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한승수 회장이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지분상 3번째인 한상철 부사장을 대주주로 올려놓을 수 있다. 제일약품 3세 경영 체제는 제일약품 지분이 없는 전문 경영인 성석제 사장이 비교적 중립적 입장에서 자연스럽게 경영 수업을 실행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10년 이상 재임으로 '장수 CEO' 중 한 명인 성석제 제일약품 사장은 오는 3월 임기가 만료돼 한국화이자제약 등 외국계 제약사의 상품 대행 비중이 높은 제약사라는 특징과 맞물려 외국계 제약사 화이자제약 출신인 성석제 대표이사의 연임 여부에 귀추가 주목된다.

성석제 제일약품 사장은 외국계 제약사 한국화이자제약 출신으로 지난 2005년부터 임기를 시작해 전문 경영인(CEO)을 11년간 맡아왔다.

보령제약은 최근 임원 인사를 통해 '제약家 3세'를 보령홀딩스 경영 전면에 배치시키는 인사를 단행했다. 보령제약은 창업주 오너 1세 김승호의 장녀인 김은선 회장의 아들 '제약家' 3세' 전략기획실 김정균 이사를 보령홀딩스 상무로 승진시켰다. 김정균 상무는 김은선 회장의 뒤들 이어 '제약家 경영 3세 체제' 개막을 위한 기반을 다지고 있다.

보령제약과 유사하게 '경영 3세 체제' 개막을 위한 기반을 다지고 있는 일양약품은 '일양 제약家 3세' 정유석 전무가 해외사업과 재경, 마케팅 등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일양약품 김동연 사장은 일양약품 중앙연구소 출신으로 연구 개발에 무게를 두고, 업무를 총괄하는 전문경영인(CEO)이다.

일양약품은 1990년대 초까지만 해도 드링크제 '원비디' 등을 바탕으로 '제약 매출 2위'에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2000년 의약분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인 1990년대 후반 10위권대로 주춤하더니 최근 몇 년간은 1400억대 후반 매출로 제약업계 중상위권으로 하강기를 겪었다.

제약家 오너 2세 정도언 회장은 지난 2001년 회장직에 취임한 이후 드링크제·일반약 이외에 '신약 개발' 등 전문의약품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동아쏘시오그룹은 '박카스 성공 신화' 등 35년간 그룹을 이끌어 온 '제약家 2세' 강신호 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나 명예회장으로 추대되고, 동아쏘시오홀딩스 '제약家 3세' 강정석 부회장(53)이 회장으로 승진한다고 지난 2일 발표했다. '제약 3세 강정석 회장 경영 체제'가 본격 개막된 것이다.
 

▲ 동아쏘시오그룹 강정석 회장.
▲ 동아쏘시오그룹 강정석 회장.

강정석 회장<사진>은 지난해 11월 동아에스티 강수형 부회장, 동아에스티(동아ST) 민장성 사장, 동아제약 최호진 사장 등을 포함해 계열사 사장단을 40~50대 젊은 경영인으로 인사 발령하며, 글로별 역량, 전문성 인물 등 역동적인 그룹 변화를 통해 '글로벌 제약사 도약'을 제시했다.

강정석 회장은 지주회사 체제 확립으로 그룹의 안정화를 통해 각 사업 회사가 분야별 전문성과 효율성을 갖추고 글로벌 제약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토대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글로벌 시장 진출의 경우, 동아에스티는 지난달 28일 미국 AbbVie Biotechnology(애브비 바이오테크날리지)와 기술도입·이전·제휴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해 글로벌 진격을 본격화하고 있다. AbbVie Biotechnology(애브비 바이오테크날리지)는 글로벌 제약사 애브비의 자회사이다.

제약업계에선 "美 애브비에 기술 수출은 대내외적으로 강정석號의 '글로벌 역량'을 안착시키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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