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치매…경희대병원 신경과 이진산 교수

기억력 떨어진다고 모두 치매 아니야

부모님 세대가 가장 걱정하는 질환은 무엇일까. 암을 비롯한 무서운 질병이 많지만 가장 두렵고 피하고 싶은 병으로 치매를 꼽을 수 있다. 치매는 정상적인 생활을 해오던 사람이 후천적으로 기억장애를 포함한 인지기능 저하가 나타나 일상생활의 어려움을 초래하는 상태이다.

신경과 이진산 교수.
신경과 이진산 교수.

경희대학교병원 신경과 이진산 교수는 “어르신이 단지 기억력이 떨어졌다고 해서 치매라는 용어를 쓰는 것은 잘못된 상식”이라며 “나이가 들면 누구나 인지기능이 떨어지는데 정확한 검사를 통해 정상 노화와 비정상적인 노화를 구분해야 치매를 예방하고 대비할 수 있다”라고 언급했다.

치매의 원인은 신경퇴행성 질환과 뇌혈관 질환, 대사성 질환, 감염 및 중독성 질환, 유전성 질환 등 다양하다. 대표적인 치매는 노인성 치매인 알츠하이머병과 혈관성 치매이다.

알츠하이머병은 뇌에 베타-아밀로이드와 타우라는 단백질이 비정상적으로 축적되면서 발생한다. 혈관성 치매는 크고 작은 혈관이 반복적으로 막혀 뇌가 손상되면서 인지기능 장애가 나타난다.

알츠하이머병, 조기발견 중요

노인성 치매인 알츠하이머병은 현재까지 특별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다. 조기 발견이 중요한 이유이다. 진단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기억장애와 치매에 대한 병력 청취, 기억장애를 유발하는 요인에 대한 정밀검사와 MRI(자기공명영상 검사)가 필요하다.

경희대병원 신경과 이진산 교수는 “최신 뇌영상 검사인 아밀로이드 PET는 한 번의 촬영으로 알츠하이머병 원인 단백질의 침착여부를 진단할 수 있다”라며 “올해 1월부터 치매 국가책임제의 후속조치로 60세 이상 치매 의심환자인 경도인지장애에 대한 MRI 검사가 건강보험을 적용받아 환자의 부담을 줄일 수 있다”라고 밝혔다.

진단 받았다면 약물치료 시행해야

치매 진단을 받으면 약물 치료가 중요하다. 약물치료는 경증의 치매에서 인지기능을 오래 유지하고 말기 치매의 시기를 늦출 수 있다. 특히, 국내에서 많은 혈관성 치매는 뇌졸중의 원인 치료와 약물치료로 증상이 호전될 수 있다. 최근에는 약물 이외에도 다양한 인지중재치료도 소개되고 있다.

이진산 교수는 “약물치료는 치매의 경과를 완화해 독립적인 일상생활을 오래 유지하는데 의의가 있다”며 “가능한 오랜 시간 약물 복용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고 약물에 대한 환자의 순응도와 부작용, 치매의 종류 등 의학적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치매 예방 Tip]

1. 적절한 운동과 체중 유지

- 하루에 40분, 주 5회 이상 몸에 땀이 살짝 날 정도로 걷는다면 전반적인 인지기능을 개선할 수 있다. 또한, 비만이나 저체중은 인지기능에 악영향을 준다. 단 음식은 피하고 뇌에 좋은 야채와 닭가슴살, 생선 등 단백질이 함유량이 높은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2. 금주, 금연은 필수

- 술과 담배는 뇌 기능을 떨어뜨리고 뇌의 구조까지 나쁘게 만든다. 또한, 뇌혈관을 포함한 전신의 동맥경화를 촉진시킬 수 있다.

3. 고혈압, 당뇨병 등 만성질환 관리

- 고혈압과 당뇨병, 고지혈증, 심장질환은 치매의 원인인 단백질을 배출하지 못하게 막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만성질환을 관리하지 못하면 동맥경화를 유발해 혈관성 치매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4. 적극적인 대뇌 활동

-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것은 뇌를 자극한다. 외국어를 배우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신문과 책을 보거나 영화를 감상하는 것도 도움 된다. 

② 파킨슨병…경희대병원 신경과 신채원 교수

이상 운동 초래하는 퇴행성 뇌질환

파킨슨병은 도파민을 만드는 신경세포들이 죽어가면서 발생하는 퇴행성 질환이다. 퇴행성 질환의 특성상 증상이 서서히 악화되기에 시간이 지날수록 눈에 보이는 증상이 많아진다.

대표적인 증상은 △손발의 움직임이 느려지는 ‘서동증’, △가만히 있을 때 손이나 발, 얼굴이 떨리는 ‘진전증’, △몸이 뻑뻑해지고 굳어가는 ‘경직증’, △걸을 때 중심잡기가 어려운 ‘자세불안증’이 있다. 위 증상 이외에도 우울감, 어깨통증, 소변장애, 변비, 피로감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신경과 신채원 교수.
신경과 신채원 교수.

경희대병원 신경과 신채원 교수는 “부모님이 이전에 보이지 않았던 증상이나 행동의 변화가 있어 거동이 이상하다면 전문의의 진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파킨슨병의 치료는 △운동 및 재활치료, △약물치료, △수술치료로 나눌 수 있다. 파킨슨병은 서서히 운동기능이 악화된다. 규칙적인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증상 호전에 도움을 준다. 산책, 실내 자전거, 수영 등 환자가 할 수 있는 운동을 찾아 꾸준히 하는 습관이 중요하다.

증상이 가볍고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다면 약물치료를 뒤로 미루는 경우도 있다. 단, 생활습관 관리 및 약물치료의 필요성에 대한 확인을 위해 전문의의 진료를 지속적으로 받는 것이 중요하다. 치료약물로는 체내에서 도파민으로 작용하는 전구물질(레보도파)과 도파민의 역할을 돕거나 대체할 수 있는 물질을 사용한다.

현재 사용하는 어떤 치료 방법도 소실된 뇌세포를 정상으로 회복시킬 수 없다. 하지만 적절한 약물치료로 일상생활을 유지하고 꾸준한 운동을 병행하면 질환의 진행을 최대한 늦출 수 있다.

파킨슨병은 퇴행성 질환 중 유일하게 수술로 증상을 호전 시킬 수 있다. 대표적인 수술은 뇌심부자극술로 양쪽 뇌에 전극을 넣고 지속적으로 약한 전기 자극을 줘 뇌 기능을 좋게 만든다.

경희대병원 신경과 신채원 교수는 “환자의 뇌에 전극을 넣고 장기간 유지 관리해야하기에 주의가 필요하지만 약물로 치료가 되지 않는 환자에게는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라고 언급했다.

파킨슨병, 완전히 없애는 것이 아닌 조절해야 하는 질환

파킨슨병은 지속적인 치료와 관리가 필요한 질환이다. 이를 위해 환자와 보호자가 질환에 대해 잘 아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경로가 제한적이며 검증되지 않은 내용도 많다. 신채원 교수는 “국내 파킨슨병 치료 전문의가 모인 대한 파킨슨병 및 이상운동지질학회에서 운영하는 홈페이지(http://www.kmds.or.kr)에서 질환에 대한 안내, 동영상 강의 등을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파킨슨병 예방 예방하는 3분 체조]

① 머리 위로 팔 모아 펴기 (총 5회 반복)

- 두 팔을 몸통과 직각이 되도록 앞으로 나란히 뻗은 상태로 5초간 유지하고 팔을 위로 쭉 뻗으면서 5초간 유지 후, 천천히 원위치로 내린다.

② 누워서 무릎 당기기 (총 5회 반복)

- 누운 자세에서 두 다리를 곧게 편 후, 한 쪽 다리를 가슴 쪽으로 서서히 굽혔다 편다. 반대 쪽 다리도 같은 동작을 반복한다.

③ 발꿈치 들기 (총 5회 반복)

- 바르게 선 자세에서 두 손으로 의자 등받이를 잡고 발꿈치를 들어 올렸다 내린다.

③급성뇌경색…경희대병원 신경과 김범준 교수

급성 뇌경색은 뇌혈관이 갑자기 막혀 뇌세포로 산소와 영양분이 공급되지 않아 뇌세포가 죽어 기능을 못하게 되는 질병이다. 뇌경색이 발생한 위치에 따라 증상이 다르게 나타나므로 평소에 뇌경색 증상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뇌혈관 막히면, 1분마다 200만개 뇌신경 세포 사라져

뇌경색이 발생하면 한 쪽 팔다리에 힘이 빠져 감각에 장애가 온다. 발음할 때나 삼킬 때 사용하는 근육에도 마비가 생겨 발음 장애나 삼킴 장애가 나타날 수 있다. 몸의 한 쪽에만 마비가 생기거나 감각 장애가 발생하는 이유는 오른쪽 뇌는 왼쪽 몸의 운동과 감각 기능을, 왼쪽 뇌는 오른쪽 몸의 운동과 감각 기능을 담당하기 때문이다.

뇌혈관이 막히면 1분마다 200만 개의 뇌신경 세포가 사라진다. 따라서 급성 뇌경색은 가능한 빨리 막힌 뇌혈관을 뚫어 혈액을 다시 뇌로 공급해주는 치료가 가장 중요하다. 골든타임을 지켜야 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이다.

3시간 또는 4시간 30분 이내에 응급실에 도착해 치료할 때는 환자 상태에 따라 혈전 용해제를 투여한다.

신경과 김범준 교수.
신경과 김범준 교수.

경희대병원 신경과 김범준 교수는 “혹 4시간 30분 안에만 응급실에 도착해 치료 받으면 된다고 여기지만 이는 잘못된 생각으로 증상이 나타나면 최대한 빠른 시간에 응급실을 찾아야 한다”며 “혈전 용해제를 빨리 투여할수록 뇌경색으로 뇌가 손상되는 확률을 낮춰 후유증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단, 혈전 용해제를 투여받는 환자의 5% 정도는 출혈성 변화를 보일 수 있으므로 신경과 전문의가 최종 판단해 약물 투여 여부를 결정한다.

최근에는 가는 철사(와이어)를 사타구니 쪽에 있는 혈관에 넣어 영상 장치를 보면서 뇌혈관 내 혈전을 제거하는 시술을 시행한다. 이 치료는 증상이 발생한지 6시간 안에 할 수 있으며 의료진의 판단에 따라 그 이후 시간에도 진행할 수 있다.

해당 치료는 혈관이 재개통 되는 확률을 70~80%까지 높여 뇌경색 환자의 후유증 및 장애를 감소시킬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최근 연구들에 따르면 적절한 환자를 선택하면 증상 발생 24시간 이내까지도 이러한 치료가 효과적인 것으로 밝혀졌다.

급성뇌경색 환자, 합병증·낙상 주의해야

급성기 뇌경색은 여러 가지 합병증이 생길 위험이 높다. 삼킴 장애로 생기는 폐렴은 대표적인 합병증으로 음식을 삼키는 근육이 마비돼 식도로 넘겨야 하는 음식물이 폐로 들어와 염증을 일으킨다. 폐렴이 생기면 뇌경색이 악화될 수 있으므로 급성 뇌경색 기간 동안 삼킴장애 여부를 평가해 이상이 있으면 튜브로 영양분을 공급해야 한다.

낙상의 위험도 높은 편이다. 마비가 심한 뇌경색 초기 환자는 걷기가 어려우므로 무리하게 시도하거나 환자를 옮기다가 낙상할 수 있으니 골절과 출혈을 주의한다. 특히, 치료에 사용하는 항혈 소판제제나 항응고제 모두 출혈위험이 높은 약물이므로 낙상으로 출혈이 생기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경희대병원 신경과 김범준 교수는 “뇌경색은 증상 초기에 발견하면 충분히 치료할 수 있는 질병”이라며 “무엇보다 부모세대에게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는 사실을 인지시키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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